안녕하세요! 무임승차입니다.
도서, 영화, 전시, 음반, 공연, 방송, 맛집, 신제품 등 분야의 경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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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회, 마트 쉬는 다음날 발송되지만... 이번주는 여러 사정상 1주 늦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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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러브 앤 썬더, 미니언즈2 - 생각이 너무 무거울 땐 생각을 하지 말자
코로나가 잠시 주춤했던 틈을 타 (물론 이렇게 빨리 다시 기세가 오를 줄은 몰랐다) 일주일 새 영화 두 편을 봤다. 첫 뉴스레터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별로 즐기지 않는다고 쓴 것이 무색하게 야무지게 통신사 할인을 받고, 문화가 있는 날 까지 활용하여 영화관에 간 것은 그 만큼 기다리고 기대한 영화들이기 때문이었다. 마블 히어로즈 솔로무비들은 각각 세 편씩 제작 되었고, 솔로무비 4편이 제작된 것은 토르가 처음이다. 3편부터 감독이 바뀌면서 리부트 느낌이 없지 않았기에 인피니티워 이후 토르 세계관의 모습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관람하였다. 미니언즈는 귀여운 노란색 캐릭터만 알고 있었는데 동생의 강력 추천으로 미니언즈1을 ott로 보고나니 꽤 완성도 있는 만듦새와 생각보다 더 귀여운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 2편을 관람하였다. [총평 : 오랜만에 덕후토크 하고 싶었는데...]이런 말이 있다. "머글은 영화관람이 끝나면 끝이지만, 덕후는 영화관람이 끝난 후부터 시작이다" 나름 마블 시리즈 덕후로 상영관에 개봉한 마블 영화는 모두 관람하였고 역시나 마블영화를 좋아하는 친구 혹은 동생과 영화에 관해 신나게 이야기하고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커뮤니티나 기사, 인터뷰들을 검색해보고 이전 영화와는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는지, 다음 영화로 이어질 부분들은 어떤 것인지 찾아보는 것이 영화관람이 주는 또 하나의 큰 재미라고 여겨왔다. 함께 미니언즈를 본 동생도 마찬가지였다. 미니언즈의 덕후로서 영화를 보기 전 어떻게든 나에게 세계관을 알려주기 위해 슈퍼배드 시리즈의 내용을 10분으로 압축하여 설명해 주었고 미니언즈2를 함께 보러간다는 그 자체를 매우 즐거워하였다. 그러나 두 영화를 보고 난 후 모두 우리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가라앉음을 느꼈다. 오히려 나만 그런가 싶었는데 동생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어 다행이라고 여겼을 정도였다.두 영화 모두 한마디로 말하자면 뇌를 빼놓고 봐야 하는 영화다. 동생은 이것을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같은 영화라고 말했다.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전개, 개연성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주인공이 빌런과 싸우는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도 긴장감과는 반대편에 있는 것 같은 개그와 유머가 삽입되고, 어쨌든 빌런을 물리치고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는 영화라는 것이다.일단 빌런의 출현이 너무나 뜬금없다. 빌런에게 서사를 주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주인공들이 빌런과 싸워야 하는 이유 등의 전개가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 동안의 마블영화는 앞에서 말한 빌드업 과정에 많은 시간과 장면을 소비하였고 그 때문에 영화가 3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러브 앤 썬더는 119분으로 다른 마블영화, 그리고 토르 전작(130분)에 비해서 짧은 편인데 분량 조절 단계에서 개연성이 부족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미니언즈에서는 6인의 악당이라는 빌런이 출현하는데 아마 숫자를 늘려 전작보다 더 강해진 빌런을 표현하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1편의 스칼렛 오버킬 만큼 캐릭터가 두드러지지 않고 오히려 시선이 분산되는 역효과가 나타났다.전투장면의 묘사도 아쉬웠다. 라그나로크에서 레드제플린의 Immigrant Song과 함께 시원하고 화려하게 진행된 액션은 규모나 진지함이 많이 가벼워졌다. 특히 아스가르드의 어린이들이 토르의 힘을 나눠받아 싸우는 장면은 멋있기는 했지만 떡잎마을 방범대같이 귀엽게 느껴졌다. 곳곳에 배치한 어이없는 개그와 유머가 때로는 영화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미니언즈는 시작부터 중국에서 얻은 12간지 보물이 등장하고 결국 빌런을 무찌르는 건 미니언들이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에서 배운 쿵푸기술인 것 등 곳곳에서 중국 자본투자의 요소가 거북하게 느껴졌다.[그래도 장점을 찾아보자면]
토르의 스톰브레이커가 닥터스트레인지의 망토만큼 귀여운 존재로 등장한다. 미니언즈들은 여전히 엉뚱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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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스타일스 3집 - Harry's House - Come on, Harry, we wanna say goodnight to you
해리 스타일스를 처음 인식했던 것은 영화 '덩케르크'에서였다. 알렉스 역은 딱히 호감이 가는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커다란 스크린에서 마주했을 때, 그 날것의 두려움과 이기적인 욕망, 원초적인 삶의 의지를 담아내는 눈이 이쪽을 향했을 때, 거기에서 나는 벗어날 수 없었다. 압도적인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광끼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던 원빈이 어느날 싹둑 머리를 자르고 나타나 가을동화에서 미간을 찌푸리며 일차원적으로 돈과 사랑을 논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함락되었던 듯한 그런 충격이었다. 원디렉션에서 덥수룩한 머리와 땡글땡글한 눈으로 막내 노릇을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흥이었다. (그냥 짧은 머리가 좋다는 뜻이다)
그렇게 피어난 호감은 자연스레 그의 다른 커리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전략이었는지 마침 영화의 개봉과 솔로 데뷔 앨범 발매는 시점 차가 크지 않았고, 일종의 예의와 호기심 차원에서 들어본 앨범에서 기분좋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니까, 뻔한 보이그룹의 멤버 하나, 뺀질뺀질함과 사랑스러움을 적당히 섞어놓은 캐릭터라고만 생각했다가 'sign of times'를 들었을 때 나의 오해와 편견은 산산히 부서졌다. 그것은 강렬하고 자신만만한 출사표였다. 이게, 바로, 해리 스타일스라고 선언하는.
그렇게 그는 자신의 챕터원에서 마침표를 또렷하게 찍어냈다. 원디렉션을 부정하지는 않으나 거기서는 단절된 채, 챕터투를 스스로 열어보인다. 해리 스타일스의 음악이 무엇인지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사운드로 설득한다. 그 사운드는 트렌디하다기보다 클래식에 가까운 편이었다. 아마 그의 오롯한 취향이자 현재의 그를 만든 롤모델들에 대한 오마주였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두 번째 앨범은 흥미롭지 않았다. 데뷔작의 후광을 걷어내더라도 분명 본인의 음악적 브랜딩은 뾰족해졌고 맥락은 풍성해진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TPWK, Adore you 같은 곡에서는 강박이 느껴졌고 Falling에서는 스스로의 문법이 읽혔다. 도리어 오해와 편견으로 돌아간 듯한 인상마저 맴돌았다. 훌륭한 앨범인 것과는 별개로 (찾아보니 롤링스톤 매거진에서 2020년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앨범 500위 안에 들었다고 한다. 나보다야 롤링스톤이 더 잘 판단하겠지 당연히...) 그의 넥스트 커리어가 궁금해지지 않을 정도로 내 취향에서 멀어졌다.
그렇게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유투브에서 As it was 뮤직비디오를 보게 됐다. 언뜻 우스꽝스럽기도 기괴하기도 한 비주얼에 잠시 정신이 빼앗겼다가 불현듯 목소리가 들렸다. 나에게 명분이 주어진 음악적 향수라곤 전사의 후예나 I'm your girl 정도일텐데, 이상하게 그의 음색은 나에게 브리티시 뮤직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역시나 지나치지 못하고 몇 번이고 돌려보다가, 결국 3집 앨범 전곡을 찾아 들었다. 그리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해리 스타일스는 스스로 완연한 락스타가 되었고, 그 자체로 라벨링이 가능하다는 것을.
3집 Harry's House는 편안함을 강조한다. 일단 자신의 집이라는 앨범명부터 이를 내세운다. 베이지-우드 톤의 앨범 커버는 인테리어 잡지의 한 페이지 같기도 하다. 컬러풀했던 2집보다는 뒷목의 피부를 드러낸 1집의 무드와 보다 닮아있다. 음악들도 전반적으로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있지 않다. 레트로스럽지만, 그것이 도리어 힙하게 표현된다. 해리 스타일스라는 인물의 스타성이 더해져서 더욱 그렇다. 때문에 앨범에서 어떤 한 곡을 아이코닉하다고 꼽기보다는 가창자이자 작사/작곡가로서 개인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편이다. 해리 스타일스는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곳곳에서 악기의 사운드들이 도드라지고 그것은 유쾌한 소름을 선사한다. 그야말로 '듣는맛'에 충실하게 만든다. 평론가들이 그와 그의 음악을 두고 믹 재거나 프린스를 언급할 때, 그것은 과장된 기대나 거품같은 허영만은 아니다. 첫 곡인 Music for a sushi restaurant나 과일 시리즈로 연결되는 Grapejuice에서의 베이스는 그야말로 '가슴을 웅장하게' 만든다. Little Freak이나 Love of My life 같은 곡에서는 K-POP이 분장이나 포장 같은 것들을 더해서라도 지향하고픈 어떤 지점들이 손에 잡힐 것 같다. Cinema나 Daydreaming은 엣지 있는 야심이 읽히고, Matilda나 Keep driving은 그 자체로 서사의 배경이 될 수 있는 아늑함이 느껴진다.
물론 이전 앨범에서처럼 스스로 구축중인 프레임을 완전히 떨쳐낸 것은 아니다. 총 13곡은 서로 교차되기도, 평행선을 그리되 너무나 닮아있기도 하다. 그러나 첫 곡을 재생한 순간 끝까지 들을 수밖에 없는 유려한 유기성을 품고있다. 그것이 이 앨범의 최대 강점이다. 선공개곡의 가장 첫 부분, 해리 스타일스 대녀의 목소리가 말하는 그 메시지가 앨범의 컨셉을 가장 잘 설명한 것 같기도 하다. 굿나잇 인사처럼 편안하고 듣기 좋은 것 말이다.
앨범을 들으면서 문득 데이식스를 떠올렸다. 개별의 구체성이 닮아있어서가 아니라, 아이돌과 락밴드, 대중성과 작품성 사이의 줄을 탄다는 점에서 그렇다. 정답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그 사이 어디쯤 혹은 둘 모두를 아우르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어쩌면 아이돌 멤버의 홀로서기 커리어 전략의 훌륭한 모범사례가 될지도 모르겠다. 한때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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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2 - 고민도 논쟁도 필요없는 수컷들의 단순명쾌한 액션
얼마 전 친구들과 단톡방에서 담소를 나누다가, 오랜만에 극장 나들이를 가서 본 영화가 <범죄도시2>라고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흘렸다. 그러자 ‘핸잘알’인 친구의 날카로운 추리가 이어졌다.
1) 핸은 범죄도시 류의 상업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2) 그런 영화를 굳이 혼자서 보거나 여자들끼리 봤을 리 없다
3) 그러므로 남자랑 봤을 것이다
이토록 날카로운 추리라니, 셜록 홈즈도 무릎을 탁 쳤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범죄도시2>와 같은 영화가 나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발화 상황은 한국 사회의 사회적 문맥에 나를 맞춰야 할 때뿐일 것이다. 소개팅 애프터나 삼프터 정도의 데이트 코스로는 그야말로 정석인 멀티플렉스 영화관, 초면일 때보다는 덜 긴장되지만 여전히 연인은 아닌지라 서로의 취향을 다 알지도 못할 뿐더러 취향을 온전히 공개해도 되는지 망설여지는 이 어정쩡한 타이밍에는 가장 무난하고 적절한 선택이다. 코로나19 이후 쪼그라들었던 한국 영화계에 오랜만에 나온 천만 영화라는 점에서 대중영화, 상업영화로서는 이미 검증받은 셈이며, 복잡한 가치관과 사상 등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단순명쾌한 스토리라니. 그야말로 한국 사회의 암묵적인 약속들을 거스르지 않는 안전함이었던 셈이다.
마동석 외에는 한국 남배우 누구도 연기 불가능한 마석구 형사의 <범죄도시2>는 가리봉동에서 베트남으로 무대를 옮겨 좀 더 스케일 커진 액션과 더 위험한 ‘나쁜 놈’들을 상대한다. 1편의 피도 눈물도 없는 장첸 일당들은 가리봉동 서민들에게 자릿세를 받고 가게에서 깽판을 치는 등 일반인들에게 피해는 끼칠지언정 적어도 주먹질과 살인 등은 깡패들끼리만 했다면, 2편의 나쁜 놈들은 일반인 납치, 협박, 고문 그리고 살인쯤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밥 먹듯이 저지르는 등 더더욱 악독해졌다. 심지어 무대가 해외이니만큼 깡패들의 무기로 총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관객들은 전문 킬러든 총잡이든 언제나 안심한다. 범죄자보다 더 우락부락하고 험악한 외모와 압도적인 싸움 실력을 갖춘 마석구 형사가 결국에는 이길 테니까.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결말이지만, 약한 서민들을 괴롭히고 납치, 고문, 살인 등의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을 마음껏 때려부수는 마석구와 형사은 내가 마치 간접적으로 현실의 범죄자들을 응징하는 듯한 대리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복잡하게 머리 굴릴 필요도 없고 영화 속 설정과 인물들에 대한 논쟁이 끼어들 여지조차 없는 이 단순명쾌함이라니. 게다가 깡패 때려잡는 형사들도, 결국엔 범죄자 나부랭이긴 하지만 어쨌건 인정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킬러도 전부 남자인 수컷들만의 이야기다. (물론 강력범죄자, 깡패들의 절대 다수가 남성이며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남성 형사들이어야 하겠지만.) 나라 전체가 거대한 남초 커뮤니티 같은 지금의 한국에서, 조금만 사회적 약자나 여성에 대한 서사가 나오면 페미 묻었다, PC 묻었다며 조롱하고 선동하는 분들의 눈치 볼 일도 없이 얼마나 편한지.
매일, 아니 매시간 각종 논란과 설전거리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시대이기에, 주먹질이 안 나오는 신이 더 드문 듯한 이 영화의 단순함이 더 빛을 발한다. 단 2시간여 동안이나마 뇌 빼고 즐길 수 있는 스크린 위 남자들의 주먹질은 그래서 ‘소개팅 애프터를 하는 주말 저녁’의 정답과도 같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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